시골 내집 담장 만들기

2020. 10. 6. 22:23카테고리 없음

피로가 너무 누적되어서, 지난 일주일 정도 페북과 각종 연락들을 끊고 푹 쉬었습니다. 그 사이에 지겹게도 오래 진행했던, 펜스 공사를 마무리지었습니다.

길쪽 담장 - 밖에서 보기

 

길쪽 담장 - 안쪽에서 보기

 

사진들을 뒤져보니, 처음 작업을 시작한 게 지난 4월 10일이었으니까 완공까지 장장 3개월 이상 걸렸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뭔가를 만든 공사 역사에서 가장 오래 걸렸네요.

 

이 펜스공사는 총 2단계 구간인데, 집 뒤쪽의 보강토 옹벽 위쪽 구간이 더 길었습니다만 완전한 수평 구간에 높이도 1.6미터 정도로 낮아서 딱 1개월만에 끝났고, 반면 집 옆쪽의 길과의 사이에 설치한 구간은 더 짧아도 평균 높이도 2미터로 높은데다, 일정하지 않은 경사 구간이라 시간이 2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물론 전문 공사 업자가 아닌 제가 그 기간 내내 공사에만 매달린 것도 아니고, 대체로 짬짬이 작업했습니다만(최근 1주일은 거의 올인) 그럼에도 역시 대공사였습니다.

 

전문 작업자 분들이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기보다 작업량이 엄청 많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단 펜스와 기둥 등을 투톤으로 서로 다른 색깔로 칠했기 때문에, 만들어놓고 도색하는 것이 아닌 도색 완료 후 조립해야 하는 것 자체가 노동량이 크게 늘어나고요. 또 구조적인 조립 방식 자체도 일반적인 펜스보다 많이 복잡합니다. 더욱이 펜스재로 쓴 적삼목 판재를 3면 대패만 된 것을 주문하는 대참사로 인해, 이 엄청난 양의 펜스재를 몽땅 대패질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이 나온 대패밥을 치우는 것조차도 일이었습니다.

쪽문이 거하게 달렸음

4월 10일에 배달받은 목자재 가격만 180만원이 조금 넘었는데, 그 외에 스테인 가격도 30만원이 넘고(펜스면 1갤런 5.4만원 5통, 기둥용 0.5갤런 1.1만원 6 6통), 계획변경으로 추가한 아연각파이프 가격 8만원 정도, 펜스 중간의 쪽문용 철물들까지, 총 자재비가 대충 230만원 정도 들어간 것 같습니다. 러프하게 잡아서 어떤 공사의 인건비는 자재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이래저래 통상 작업보다 일이 많이 커졌으므로 인건비는 적게 잡아도 300만원 이상 들어간 셈입니다.

펜스 중간에 있는 쪽문에 특별히 더 공을 들였는데, 사실 그리로 다닐 큰 용도는 없지만 멋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이 문에 들어간 아웃도어 전용 문고리와 경첩은 국내에는 비슷한 것이 없어 아마존을 통해 미국에서 주문한 것인데, 그 가격만도 15만원 정도 됩니다. 조금 비싼 거지요.

 

고급진 아웃도어 문고리
문이 안쪽으로 열립니다.
안쪽에서 보이는 쪽문

 

전체적으로, 결과물은 매우! 맘에 듭니다. 제가 처음 계획을 세우며 기대했던 것의 110% 정도의 만족도입니다.

 

 

 

다음 작업들도 줄줄이 줄을 서 있습니다. 우선순위는 작은아들 침대와 보일러실입니다. 아마, 제가 이 집에서 늙어죽는 날까지 각종 공사들이 끝없이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ㅎㅎ

 

집 뒤에서 내려다 보는 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