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 에어컨 diy 설치

2020. 10. 6. 22:16카테고리 없음

지난 주말에 작은아들 방에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

집 외벽으로 에어컨 배관이 줄 흘러내리는 모습이 너무 싫어서 3년전 집을 지을 때 배관을 다 매립해놓았는데요, 당시에 거실과 안방, 아들들 방에는 에어컨 기사를 불러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만...

당시에는 큰아들방과 작은아들 방이 하나였다가 이후 벽을 세워 방을 나눴거든요. 그러면서 작은아들 방에는 에어컨이 없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집을 설계할 때부터 언젠가는 방을 나눌 생각으로 길쭉하게 설계하고, 에어컨 배관도 두벌을 매립해놓았기 때문에, 방을 나눈 후 작은아들 방에 추가로 에어컨 설치할 배관도 남아있었습니다.

새로 설치한 에어컨은 새것이 아닙니다. 중고로 구입한 거구요. 참고로 요즘 가장 저렴한 벽걸이 에어컨 시세는, 서울 기준으로 설치 포함 가격이 35만원 내외이고, 설치비용 미포함('택배전용') 시세는 25만원 정도 합니다. 택배전용을 사다가 설치할까도 생각했는데, 냉매 문제로 좀 고민하다가 일부러 중고로 샀습니다.

 

중고 구입가는 16만원. 매우 잘 골라서, 신품이나 나름 없는 수준 제품을 매우 저렴하게 샀습니다. 개인 중고 물건도 고려했었는데, 개인 판매 제품은 가스가 적정량 들어가 있는지 확인이 어려워서 고민했는데, 에어컨 전문취급 업체에서 냉매 양을 확인하고도 매우 싸게 구입했습니다.

냉매 양이 충분하기만 하다면, 에어컨 설치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저는 집 건축시에 배관을 미리 매립해놔서 벽을 타공할 일이 없었지만, 제게는 타공할 장비도 있습니다. ㅎㅎ (목조주택이어서 일반 드릴로도 뚫을 수 있습니다만, 필요하면 콘크리트 벽을 뚫을 로터리해머드릴도 있습니다)

에어컨 설치에서 기술적 관건은 '확관' 하나뿐입니다. (R-22가 들어 있는 에어컨의 경우에 한해서) 동관의 끝을 나팔 모양으로 벌리는 것인데, 간단한 도구인 확관기라는 것을 2만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관에 들어가 있는 공기를 모두 빼내는 진공작업이 필요합니다만, R-22 냉매를 사용하는 에어컨은 진공 없이 냉매로 공기를 밀어내는 '에어퍼지' 작업으로 대체해도 무난합니다.

주말에 하루 정도 낑낑대면서 설치했습니다. 처음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을 뿐, 일 자체는 쉬웠습니다. 아참, 방에 실내기를 설치할 때 천정의 몰딩이 걸려서, 몰딩을 다 뜯어내고 설치후 다시 몰딩 공사를 했네요. (매립해놓은 배관들 중 배수관의 경사 문제 때문에 최대한 높이를 높여야 했습니다)

 

 

실내 연결

 

마감을 하고 난 다음

 

 

도리어 시간이 많이 걸린 건, 실외기 거치대를 만드는 거였습니다. 실외기를 놓아야 하는 공간에 이미 큰아들 에어컨 실외기가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쪽 공간을 좀 아껴야 하는 상황이라 2단으로 올려야 했습니다. 자투리 목재로 대충 뚝딱뚝딱 만들었습니다. 이 거치대를 만들고 설치하는 데에 도합 만으로 하루 정도 걸렸답니다.

 

올드 실외기
실외기 연결
실외기 거치대 - 원목 diy

현재 잘 동작하고 있고요. 에어컨을 넘넘 사랑하는 작은아들이 매우 행복해합니다. 이전까지 형 방에서 좁은 침대에 낑겨서 잤습니다. 밤새 틀어놓고 자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골치입니다. (감기 걱정일 뿐 전기료는 별로 걱정 안합니다. 태양광발전을 하니까요 ^^)

장마가 지나고 나면, 사무실로 쓰는 옛집의 에어컨도 이전 설치를 할 예정입니다. 지금 에어컨이 안쓰는 방에 있어서, 사무실로 쓰는 방으로 옮겨 설치해야 하는 거죠. 설치는 이미 해봤고, 에어컨 분리는 설치보다 더 쉽습니다.

에어컨 설치를 DIY로 한 이유는, 이미 집이라는 건축물 전체의 기술적 관리를 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짓기도 했고, 자잘한 하자도 직접 뜯어서 다 수리하고 있거든요. 에어컨도 집에 내장으로 들어가는 거여서, 함께 직접 관리하는 게 여러모로 나을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외로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